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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반복 훈련 vs 제약 주도 접근법? 적응형 코칭(Adaptable Coaching)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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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반복 훈련 vs 제약 주도 접근법? 적응형 코칭(Adaptable Coaching)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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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하루는 복잡합니다. 선수의 다양한 요구, 환경적 제약, 그리고 궁극적인 경기력 향상이라는 목표가 한데 뒤섞인 역동적인 현장. 드릴 형태의 “전통적인” 반복 훈련을 고수해야 할까요? 아니면 경기 형태에서 탐색과 자기조직화를 강조하는 최신 ‘제약 주도 접근법(Constraints-Led Approach, CLA)’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혹은 둘 다 필요할까요?

최근까지 스포츠 현장에서는 ‘전통’과 ‘현대’ 코칭 방법론이 마치 경쟁팀처럼 대립해왔습니다. 하지만 Lindsay와 Spittle(2024)의 비판적 고찰 리뷰는 이 이분법이 오히려 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즉, 흑백논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진정한 코칭의 예술은 한쪽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선수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접근을 융합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전통”과 “현대” 사이의 선택

전통적 코칭은 스키마 이론(움직임의 일반화된 규칙을 기억에 저장하고 활용한다는 이론)과 초기 운동학습 연구(반복 연습을 통해 이상적인 동작 패턴을 습득한다는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반복과 직접 지도를 통해 '이상적인' 기술을 몸에 익히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런 방식은 선수들을 '로봇'처럼 만들고, 실제 경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면, 제약 주도 접근법은 생태역학 이론(인간의 움직임이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직화된다는 이론)에 기반하여, 기술 습득을 '고정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기능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으로 봅니다. 선수들은 다양한 제약(과제, 개인, 환경) 속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유도받습니다.

제약 주도 접근법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더 현대적이고, 선수 중심적이며, 실제 경기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indsay와 Spittle은 전통적 접근을 완전히 버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통적 코칭의 ‘획일성’은 실제로는 잘못된 적용(혹은 코칭 미숙)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 본질적인 결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론적 차이점, 그리고 겹치는 부분

리뷰에서는 두 접근법이 다르게 보는 다섯 가지 핵심 영역을 정리합니다.

  • 지각(Perception): 전통적 모델은 "선수가 보고 느끼는 것이 부족하면 과거 경험을 떠올려 보완한다"고 보는 반면, 생태적 접근은 "선수가 보고 느끼는 것이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 운동 제어(Motor control): 전통적 접근은 "머릿속에서 동작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한다"고 보지만, 제약 주도 접근법은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 기술 습득(Skill acquisition): 두 접근 모두 "기술 발전이 선형적(일직선)이 아니라 비선형적(들쑥날쑥)"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다만 CLA는 "실수도 중요한 학습 과정"이라고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 움직임 변동성(Movement variability): 전통적 접근은 "핵심 동작은 정확히 하되, 세부적인 차이는 허용"하는 반면, 제약 주도 접근법은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면서 배우는 것"을 권장합니다.

  • 훈련 설계(Practice design): 전통적 접근은 "기본기부터 하나씩 연습해서 실전으로 나아가는" 방식이고, 제약 주도 접근법은 "처음부터 실제 경기와 비슷한 상황에서 연습"하는 방식입니다.

즉, 이론적 전제는 다르지만, 실제 적용에서는 상당 부분이 겹칩니다.

명시적(Explicit)·암묵적(Implicit) 코칭이란?

명시적 코칭은 '어떻게 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공을 찰 때 무릎을 굽혀라", "패스할 때 발목을 고정해라"처럼 동작의 세부를 직접 설명합니다. 이 방식은 기술 습득 초기에 빠른 교정과 이해를 돕지만, 실제 경기처럼 복잡한 상황에서는 즉각적인 적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암묵적 코칭은 '결과'나 '목표'만 제시하고, 선수 스스로 해답을 찾게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 공을 저 구석으로 차봐", "상대 수비를 속여서 패스해봐"처럼 구체적 동작 설명 없이 과제만 줍니다. 이 방식은 선수의 창의성과 자기조직화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지만, 초보자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두 방식을 적절히 섞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술 습득 초기에는 명시적 설명을 활용하고, 익숙해지면 점차 암묵적 과제로 전환해 실제 경기 상황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논문(Lindsay & Spittle, 2024)에서도 "선수의 숙련도, 인지 부하, 목표에 따라 명시적·암묵적 지도의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론적으로, 명시적·암묵적 코칭의 균형 잡힌 활용이 선수의 성장과 경기력 향상에 핵심입니다.

적응형 지도자를 위한 실천 원칙

Lindsay와 Spittle은 이론을 융합해 실천할 수 있는 6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1. 명확한 의도 설정

각 세션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게임 기반(제약 주도) 활동은 전술·의사결정 능력 개발에, 분리된 드릴은 체력이나 기술 세부 조정에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2. 개인별 맞춤 지도

선수의 숙련도, 인지 부하, 목표에 따라 명시적(전통)·암묵적(제약 주도) 지도의 비율을 조절해야 합니다.

3. 변동성의 균형

움직임 변동성은 중요하지만, 너무 이른 시점에 과도하게 주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선수의 성장 단계에 맞춰 변동성의 정도를 조절하세요.

4. 실수 허용

안전이 보장되는 한, 잘못된 움직임, 방식도 허용해야 더 깊은 학습과 적응력이 길러집니다.

5. 유연성 유지

비선형적 학습은 항상 매끄럽지 않습니다. 선수의 반응에 따라 계획을 즉각적으로 조정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6. 현실성 모사

훈련은 실제 경기와 최대한 유사해야 합니다. 대표성 있는 게임(경기 기반 및 제약 주도 접근법)이나 점진적 드릴(전통적 방법)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코칭은 ‘융합’의 예술

이 리뷰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코칭은 엄격한 과학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도구를 고르는 예술’이라는 점입니다. 뛰어난 지도자는 두 접근법을 자유롭게 오가며, 때로는 한 세션 안에서도 다양한 기법을 섞어 씁니다.

“지도자의 과제는… 선수의 발달 단계와 학습 요구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파악하는 데 있다.”

적응형 지도자는 어느 한쪽에 답이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론과 현실, 구조화된 드릴과 자유로운 게임 상황, 명시적 지도와 침묵의 관찰 사이에서 끊임없이 대화하며 성장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의 코칭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더 유연하고, 더 창의적이며, 더 적응력 있는 지도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주원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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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Lindsay, R., & Spittle, M. (2024). The adaptable coach–a critical review of the practical implications for traditional and constraints-led approaches in sport coaching.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Science & Coaching, 19(3), 1240-1254. 🔗 논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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