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신체적으로 매우 요구가 많은 스포츠입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유소년 선수들은 어린 나이부터 방대한 양의 축구 훈련에 참여하며, 경기 중 수많은 점프, 단거리 질주, 방향 전환 등 고강도 활동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힘, 파워, 스피드 관련 동작들은 경기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하지만 축구 지도자라면 항상 고민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미 주당 10-12시간씩 훈련하는 엘리트 유스 선수들에게 추가적인 근력훈련이나 플라이오메트릭 훈련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직관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훈련하는 선수들이니 추가 효과가 제한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떨까요?
Oliver 등(2024)의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합니다. 놀랍게도, 고수준에서 이미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유스 축구선수들도 체계적인 저항훈련을 통해 상당한 향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연구의 배경: 엘리트 유스 선수들의 딜레마
현대 축구에서 엘리트 유스 선수들은 매우 어린 나이부터 전문화 과정을 겪습니다. 보통 10-12세에 전문화가 시작되며, U16 연령대에 이르면 이미 3,900-5,500시간의 훈련을 축적합니다. 주당 12시간 정도의 높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죠.
이런 선수들은 이미 기술훈련, 소규모 게임, 경기를 통해 스프린트, 가속, 감속, 방향전환, 점프 같은 폭발적 동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추가적인 저항훈련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핵심 발견: 이미 훈련된 선수도 더 강해진다
연구진은 U18 이하 높은 수준의 남자 축구선수 1,396명을 대상으로 34개 연구를 메타분석했습니다. 가장 놀라운 발견은 이미 고강도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도 추가 저항훈련을 통해 유의미한 향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전반적인 효과: 중간~대단위 향상
- 스쿼트점프: 중간 효과 (g = 0.90)
- 반동점프: 중간 효과 (g = 0.89)
- 수평파워: 중간 효과 (g = 0.92)
- 가속력: 중간 효과 (g = 0.88)
- 방향전환: 중간 효과 (g = 1.08)
- 하체근력: 중간 효과 (g = 0.74)
- 최대속도: 소단위 효과 (g = 0.47)
훈련 유형별 차이: 근력훈련의 특별함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체력 요소에서는 훈련 유형(근력 vs 플라이오메트릭 vs 복합)에 따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체 근력만큼은 명확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 근력훈련: 중간 효과 (g = 1.07)
- 복합훈련: 중간 효과 (g = 0.75)
- 플라이오메트릭훈련: 소단위 효과 (g = 0.27)
이는 훈련 특이성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근력을 늘리려면 근력훈련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당연하지만 중요한 사실입니다.
최대속도: 유일한 아쉬움
모든 훈련 유형이 최대속도 향상에는 소단위 효과만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최대속도는 매우 짧은 지면접촉시간(~140ms) 동안 높은 강직성(stiffness)을 요구하는데, 일반적인 플라이오메트릭 훈련의 수직적/측면적 동작이나 큰 관절가동범위를 요구하는 동작들은 최대속도의 기계적 요구와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즉, 최대속도 향상을 위해서는 더 특화된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러한 발견들은 실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 이미 훈련된 선수도 더 발전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이미 충분히 훈련하고 있어서 추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 고수준 유스 선수들도 체계적인 저항훈련을 통해 중간 크기의 유의미한 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근력훈련의 중요성: 축구선수들의 일반적인 필드 훈련만으로는 근력 발달에 한계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엘리트 아카데미 선수들의 주간 훈련 중 체육관 훈련은 고작 7-14%에 불과합니다. 근력은 가속력, 속도, 방향전환, 파워와 직접적 연관이 있으며, 부상 예방에도 기여합니다.
3. 복합훈련의 효율성: 전반적으로 봤을 때, 복합훈련(g = 0.89)과 근력훈련(g = 0.91)이 플라이오메트릭 훈련(g = 0.71)보다 약간 더 큰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한 가지보다는 여러 자극을 조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4. 단기간 훈련의 효과: 연구에 포함된 프로그램의 79%가 12주 이하의 단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향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적절히 설계된 프로그램이라면 단기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입니다.
실제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훈련 설계 원칙
- 빈도: 주 2회가 가장 일반적이며 효과적
- 강도: 플라이오메트릭은 최대 또는 최대에 가까운 강도, 근력훈련은 40% 1RM~최대 강도까지 다양
- 기간: 8-12주 프로그램이 효과적
주의사항
1. 개별화: 선수의 훈련 경험, 성숙도, 기초 체력 수준 고려
2. 점진성: 급격한 부하 증가보다는 단계적 발전
3. 회복: 축구 훈련 스케줄과 조화를 이루는 회복 시간 확보
4. 안전성: 특히 성장기 선수들의 부상 위험 최소화
한계
아직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몇 가지 한계점을 인정합니다:
1. 출간 편향: 작은 연구에서 큰 효과를 보인 연구들이 과대표될 가능성
2. 이질성: 연구 간 상당한 차이로 인한 예측 구간의 불확실성
3. 최대속도: 특화된 훈련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
4. 장기 효과: 대부분 단기 연구로, 장기적 적응에 대한 데이터 부족
결론
이 메타분석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고수준의 유소년 남자 축구 선수들이 기존 훈련 외에도 근력, 플라이오메트릭, 복합 훈련을 통해 힘, 파워, 스피드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근력 훈련은 전반적인 힘의 증가에 가장 효과적이며, 파워 및 가속도 능력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축구 지도자들은 더 이상 "우리 선수들은 이미 충분히 훈련하고 있어"라는 생각에 머물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현재의 축구 훈련과 보완적인 저항훈련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주원우 & 박준현 🫡
참고 문헌
Oliver, J. L., Ramachandran, A. K., Singh, U., Ramirez-Campillo, R., & Lloyd, R. S. (2024). The effects of strength, plyometric and combined training on strength, power and speed characteristics in high-level, highly trained male youth soccer playe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54(3), 623-643. 🔗 논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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