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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만 잘하면 돼" 이런 생각이 팀 신뢰도를 44%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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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만 잘하면 돼" 이런 생각이 팀 신뢰도를 44% 떨어뜨린다

축구장에서 코치와 선수, 선수와 선수, 그리고 팬과 팀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세요. 왜 어떤 팀은 화합이 잘 되고, 어떤 팀은 갈등이 끊이지 않을까요? 그 핵심에는 '신뢰'가 있습니다.

신뢰는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최근 발표된 포괄적인 연구가 338개의 연구와 2,185개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밝혀냈습니다.

신뢰의 세 가지 차원

신뢰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째, 신뢰를 주는 사람(Trustor): 신뢰를 주는 주체의 개인적 성향과 특성을 말합니다. 이는 그 사람이 평소 타인을 얼마나 잘 신뢰하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에 따라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신뢰를 받는 사람(Trustee): 신뢰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특성을 의미합니다. 그 사람의 진실성, 능력, 일관성, 과거 행적 등이 신뢰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셋째, 맥락적 요인(Context): 신뢰가 형성되는 환경과 상황적 요소들을 말합니다. 조직의 분위기, 현재 상황의 중요도, 전반적인 성과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세 요소 중 신뢰받는 사람의 특성이 신뢰 형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신뢰를 받고자 하는 사람의 자질과 행동이 신뢰 관계 구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신뢰 구축 요소

연구 결과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들을 축구 현장에 적용해보겠습니다.

  1. 같은 팀이라는 의식: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선수들이 "우리는 같은 팀이다"라는 의식을 가질 때 신뢰도가 57%나 향상됩니다. 이것이 바로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는 것의 힘입니다.

  2. 솔직한 소통(투명성): 코치가 선수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신뢰도가 48% 높아집니다. 선발 명단, 전술, 팀 상황 등을 숨기기보다는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진정한 헌신: 말로만 "팀을 위해 뛰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줄 때 신뢰도가 44% 향상됩니다.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고, 팀 동료를 돕고, 팀의 목표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핵심입니다.

신뢰를 해치는 요소들

반대로 신뢰를 해치는 요소들도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팀 갈등: 선수들 사이의 갈등이나 코치와 선수 간의 갈등은 신뢰도를 25% 감소시킵니다. 이것이 바로 갈등이 있는 팀이 경기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과도한 팀 응집력: 흥미롭게도 팀 응집력이 너무 높을 때는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납니다(-44%). 이는 "우리 팀만 좋으면 된다"는 배타적 사고로 이어져서, 다른 팀이나 외부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 성향의 안정성

개인의 신뢰 성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어떤 선수는 처음부터 쉽게 신뢰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선수는 경계심이 많습니다. 이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여전히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좋은 코치를 만나거나 팀 분위기가 좋아지면, 경계심이 많은 선수도 점차 신뢰하게 됩니다. 반대로 나쁜 경험을 하면 쉽게 신뢰하던 선수도 경계심을 갖게 됩니다.

축구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법

이러한 발견들을 축구 현장에 적용해보겠습니다:

  1. 솔직한 소통: 선발 명단, 전술, 팀 상황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공유하세요. 선수들이 "왜 이렇게 되는지" 알 수 있어야 신뢰가 쌓입니다.

  2. 팀 정체성 강화: "우리는 같은 팀이다"라는 의식을 강화하세요. 유니폼, 팀 슬로건, 공동 목표 등이 도움이 됩니다.

  3. 행동으로 보여주기: "팀을 위해 뛰겠다"는 말보다는 실제로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고, 팀 동료를 돕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4. 갈등 조기 해결: 선수들 사이의 갈등이나 코치와 선수 간 갈등을 무시하지 말고 조기에 해결하세요. 갈등이 신뢰를 크게 해칩니다.

  5. 적절한 팀 응집력: 팀 응집력이 너무 높으면 배타적이 될 수 있으니, 외부 의견도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유지하세요.

아직 남은 과제

이 연구는 인간 간 신뢰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하지만, 몇 가지 한계점도 있습니다. 2018년 이후의 최신 연구가 포함되지 않았고, 문화적 차이에 대한 세부 분석이 부족합니다. 또한 신뢰가 어떻게 순간적으로 변화하는지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결론

신뢰는 단순한 감정이나 직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솔직한 소통과 강한 팀 정체성, 그리고 진정성 있는 헌신이 신뢰를 쌓는 핵심 요소입니다. 여기에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고 건강한 팀 응집력을 유지한다면, 더욱 단단한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주원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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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Hancock, P. A., Kessler, T. T., Kaplan, A. D., Stowers, K., Brill, J. C., Billings, D. R., ... & Szalma, J. L. (2023). How and why humans trust: A meta-analysis and elaborated model. Frontiers in psychology, 14, 1081086. 🔗 논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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